
서귀포시 대정읍의 탐나라망고농장. 국내 망고 재배 1세대인 김만국 망고 명인의 아들과 며느리가 운영하는 망고 전문 재배 농가다. 사진 이마트
[기후변화가 바꾼 소비시장②]열대국가 대한민국
사과·배 비중 줄고 망고 매출 61%↑
망고 뒤를 이어 ‘패션 프루트’(passion fruit)로도 불리는 백향과가 많이 생산된다. 백가지 향이 난다는 뜻의 백향과는 브라질 남부가 원산지로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서 난다. 하지만 이미 한국에서도 재배 면적이 36.5ha, 재배 농가가 156곳에 달한다. 세 번째로 많이 나는 바나나 재배 면적은 29.3ha(61개 농가)로 국산 바나나가 흔해질 날도 머지않았다. 현재 국내에선 이외에도 용과·구아바·파파야·아보카도·파인애플이 소량이지만 재배되고 있으며, 삼채·오크라·얌빈·사탕무·강황 같은 열대 채소도 잘 자라는 환경이 돼 재배 면적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에서 재배된 백향과(패션후르트)가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전시돼 있다. 백향과는 백가지 향을 낸다고 해 붙은 이름이며 비타민, 엽산, 식이섬유 등이 함유돼 있다. 중앙포토

이병환 성주군수가 지난달 23일 바나나 시험재배장에 열린 바나나를 살펴보고 있다. 성주군은 지난해 12월 바나나 묘목을 심어 시험재배에 성공했다. 사진 성주군
소득증가와 세계화로 우리 입맛은 이미 아열대 과일에 익숙하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8월 압구정 본점 등 수도권 4개 점에서 판매한 제주산 흑망고는 비싼 가격(개당 8만~9만원)에도 300개 한정 물량이 모두 동났다. 후숙 전 검은 색을 띠는 ‘흑망고’는 개당 무게가 1㎏이 넘고 길이는 20㎝에 달한다. 당도는 18브릭스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종인 애플망고보다 약 2브릭스 높다. 개당 2만(약 300g)~4만원(약 600g)에 판매한 국내산 홍망고도 준비 물량이 모두 완판됐다. 홍망고는 제주가 아닌 내륙지방인 전남 영광에서 재배했다.

9월 11일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직원들이 '흑망고'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싸도 신선…국내산 열대 과일 비결
이마트는 제주산 왕망고를 이번 초가을 전략 품목으로 운영했다. 신선품목 품종을 다양화해 오프라인 핵심 경쟁력인 그로서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서귀포시 대정읍의 탐나라망고농장과 제주 왕망고 상품 운영 협약을 맺었다. 이 농장은 국내 망고 재배 1세대인 김만국 망고 명인의 아들과 며느리가 운영하는 망고 전문 재배 농가다.
이 농장에선 세계의 수많은 망고 품종 중 한국 기후와 소비자 기호에 맞는 망고를 실험 재배한다. 현재 애플망고, 왕망고, 흑망고 등을 생산한다. 특히 왕망고의 경우 줄기당 한 개의 열매만 맺히도록 나머지 열매는 제거하는 솎아내기 작업을 진행한다. 한 줄기에서 여러 개의 과실을 키우는 것보다 영양분과 크기가 월등한 ‘하나의 망고’를 키우기 위한 전략이다.
컴퓨터 덕분…장마·태풍 뚫고 물량 늘렸다

서귀포시 대정읍의 탐나라망고농장. 국내 망고 재배 1세대인 김만국 망고 명인의 아들과 며느리가 운영하는 망고 전문 재배 농가다. 사진 이마트
이마트 최지윤 과일팀장은 “명절 상차림을 간소화하는 트렌드와 코로나19의 영향이 겹치면서 올 추석엔 망고 등 이색 과일 인기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해 선보인 제주산 왕망고에 이어 내년에는 애플망고를 운영할 계획이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October 05, 2020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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