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 쇼트트랙이 아닌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나왔다.
8일 김민석은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1분44초24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트랙이 아닌 종목에서 한국의 동계올림픽 첫 메달이 나온 건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사실 한국은 쇼트트랙에서 첫 올림픽을 기대했다. 5일 2000m 혼성계주와 7일 남자 1000m에서 첫 메달이 나오리라고 봤다. 특히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이 출전한 남자 1000m는 유력한 메달 기대 종목이었다.
황대헌과 이준서가 심판의 석연치 않은 페널티 판정으로 탈락하고, 박장혁이 경기 중 충돌로 왼손이 찢어져 경기를 이어가지 못하며 이변이 생겼다. 선수들의 기량보다는 외부 변수가 한국 선수단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김민석이 메달을 딴 스피드스케이팅은 심판의 개입이 극히 적은 종목이다. 이날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선 메달 후보로 꼽혔던 중국 닝중옌이 출전했지만 7위에 그쳤다.

김민석은 동메달을 차지한 뒤 “4년 전엔 예상 못 한 메달을 땄고, 이번 대회에선 갖고 싶었던 메달을 획득했다”며 “4년 뒤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 꼭 올림픽 챔피언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남자 1500m 동메달 획득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 종목에서 메달을 딴 아시아 선수는 김민석이 유일하다.
그는 “베이징올림픽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을 딸 것이라고 상상을 못 했다”며 “쇼트트랙에 (판정 문제 등) 불상사가 있었는데, 나라도 메달을 따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사실 이날 김민석은 그리 운이 좋지 않았다. 김민석에 앞서 뛴 토마스 크롤(네덜란드)이 1분43초55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바로 다음 조에서 뛴 김민석으로선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김민석과 함께 뛴 키엘드 나위스(네덜란드)가 1분43초21에 결승선에 들어오며, 곧바로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우기까지 했다. 나위스는 금메달, 크롤은 은메달을 차지했다.

김민석은 “앞 조에서 뛴 크롤이 올림픽 기록을 세우는 것을 보고 뛰었다”라며 “같은 조의 나위스도 나보다 앞서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난 같이 뛰는 선수가 앞서간다고 멘털이 흔들리는 편이 아니다”라며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라면 당연히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석의 뒤엔 총 8명의 선수가 남아있었다. 그는 “뒤에 남은 선수들이 1, 2위의 성적까지는 내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라며 “나위스와 크롤이 올림픽 기록을 깼기에 뒤에 남은 선수들이 부담을 가지고 뛴 것 같다. 그렇게 못할 선수들이 아닌데 기록이 저조했다”고 말했다.
이제 김민석은 15일 열리는 남자팀 추월 경기를 앞두고 있다. 그는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합작한 이승훈(IHQ), 정재원(의정부시청)과 함께 다시 한번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한국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첫 메달을 획득한 이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까지 31개의 금메달과 25개의 은메달, 14개의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중 절반 이상이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한국 쇼트트랙은 24개의 금메달을 따내 한국 선수단 전체 금메달의 77.4%를 차지했다. 은메달(13개)과 동메달(11개) 수도 타 종목을 압도한다. 하지만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첫 메달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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