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의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왼쪽)가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윤대경에게 슬라이더 그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화 제공 |
인천=정세영 기자
우완 윤대경(29)이 한화의 든든한 선발 카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SSG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선발투수 윤대경을 콕 찍어 칭찬했다. 윤대경은 전날 SSG전에서 6이닝 3안타 1실점을 남겼다. 1-1로 맞선 7회 말 교체돼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상대 강타선을 상대로 견고한 피칭을 과시했다. 수베로 감독은 “윤대경이 더할 나위 없이 잘해줬다. 상대 타선이 한 바퀴 돈 이후 2∼3번째 변화구를 잘 썼던 점이 칭찬하고 싶다”고 엄지를 들었다.
윤대경은 1군 무대 3년 차다. 사연이 많다. 윤대경은 지난 2013년 타자로 삼성에 지명을 받은 뒤 곧바로 투수로 전업했지만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윤대경은 2019년 초 삼성에서 방출됐고, 이후 일본 독립리그 니가타 알비렉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2019년 한화 스카우트팀의 눈에 든 윤대경은 2019시즌 도중 계약했다. 윤대경은 1군 첫해인 2020년 55경기에서 5승 7홀드 평균자책점 1.59로 빼어난 성적을 남겼고, 지난해엔 43경기 2승 5패 7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올렸다.
지난해 선발과 중간을 가리지 않고 전천후 투수로 활약한 윤대경은 올해 4선발로 고정됐다. 현재 윤대경은 한화 선발 마운드에서 가장 믿을 만한 카드. 윤대경은 4일 기준, 총 6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3.68을 유지 중이다. 특히 윤대경은 선발투수로 나선 5차례 등판에서 5이닝 이상 끌어줬고, 이 중 3번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장식했다.
윤대경이 호투엔 슬라이더가 크게 한몫했다. 수베로 감독은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에 올해 슬라이더를 장착했는데, 이게 좋은 무기가 됐다. 윤대경이 좌, 우타자 상관없이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실제 올 시즌 윤대경의 구종 분포를 살펴보면, 슬라이더는 17.1%로 직구(56.5%) 다음으로 많다.
사실 윤대경은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었지만, 크게 활용하진 않았다. 윤대경의 슬라이더는 2020년 4%, 지난해 6%에 그쳤다. 윤대경이 올해 슬라이더의 비율을 더 높인 데는 로사도 투수코치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윤대경은 스프링캠프 기간 로사도 코치에게 “더 나은 선발 투수가 되고 싶다”고 상담했고, 이에 로사도 코치는 “슬라이더의 비중을 늘려라”고 조언했다.
로사도 코치는 “윤대경에게 필요했던 것은 직구와 비슷한 궤적으로 날아오다 꺾이는 구종이었다. 그게 슬라이더였다. 커브가 굉장히 좋은 투수지만 삼진을 잡는 데 필요한 구종이 슬라이더라고 판단해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연습하면서 자신의 공으로 만들어 왔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아직도 100% 완성형이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윤대경 스스로 연구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그립을 찾아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칭찬했다.
그런데 슬라이더 구위는 기대 이상이다. 윤대경의 올해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0.111로, 자신이 던질 수 있는 직구(0.254), 커브(0.182), 체인지업(0.364) 중 가장 빼어나다. 윤대경은 “작년에 선발로 뛰면서 베스트 컨디션일 때는 괜찮아도 체인지업 하나만으로 타자들을 상대하기 쉽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던 중 로사도 코치님의 조언으로 슬라이더를 비율을 높여 효과를 봤다. 코치님이 그립은 물론 던지는 팁도 알려주셨다”면서 “로사도 코치의 팁은 영업 비밀”이라며 활짝 웃었다.
윤대경은 “선발승 5승을 목표로 잡고 있다. 만약 달성한다면 그때 올려잡을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모두 이탈한 한화에 윤대경이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주변에서 “윤대경이 없었다면, 끔찍했을 것 같다”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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